이렇게 신나는 일은 처음 해 본다.
팬 생활 최소 3년차는 넘어야 느낄 수 있는 그 미열을 느낄 수 있다니, 굉장하다.
홈 테이블 데코 페어에 사전등록을 했고,
반 고흐 展 날짜를 알아뒀고,
일본영화제 날짜도 알아뒀으며(어서 볼 작품을 골라야지, 핑크 영화제가 조금만 늦었으면 좋았는데 !_!),
헬스도 끊어뒀고(3일치 정도가 남는다. 버스를 타고라도 가서 해야 할까;),
이번 수요일엔 J/L 선생님과 저녁, 토요일엔 P 선생님 합세하여 술판(성토의 장이 될 듯;),
돌아오는 일요일엔 K님과 홍대 스파게티집,
다음 월요일은 N 언니와 와플집에 가기로 했고,
발치(에 이은 교정여정ㅠㅠ)에 대비하여 주중에 맛난 걸 먹기로 했고(뭔가 출정 전에 성찬 먹는 기분 ㅠㅠ),
그 직전엔 지금 이글루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수지의 스파게티집(알고 보니 집 앞;)에 다녀오고.
그리고 혹시 모를 과외 가능성에 살짝 대비를 했으며(아아 찔려라),
갈아야 할 용지들을 들고 갔는데 이건 깜빡 했고(내일 해야지),
슬슬 학원 컴퓨터에 있는 내 파일들을 이동시키고 주소와 기타 등등을 싸그리 지워야지.
일옥 입찰 루트도 알았으니 얼른 티켓도 확보하고,
숙소랑 비행기도 확보하고...
비록, 비록 이탈리아는 날아갔지만... ㅠ_ㅠ
1-2주 만이라도 평일 낮에 놀 수 있다는 걸로 위안삼아야지.
아저씨들 라이브도 볼 수 있는걸!
에헷 >_<
...자알 하면 몇십만원 여분이 생기던데, 미친 척 하고 동남아라도 질러? -_-;;;;;;;;;;;
아니면 경주나 소쇄원................
아, 아님 W 호텔이라도오......
아아 이 미련 ㅠㅠ

원래 다 그렇지 뭘.
이렇게 불안한 것도
이렇게 금세 생활의 절제를 잃는 것도
혼자서 비공개로 팬심을 주절주절 늘어놓는 것도
그리고 곧 잠이 들어버릴 것도
귀찮아서 미뤄대는 것도
그리곤 혼자 변명을 늘어놓고 다시 일어서는 것도
주저앉다가 또 다시 일어서는 것도.
쌀국수를 혼자 먹고 왔다 : 8천원 따위 가볍게 질러주었다. 배불러 죽는 줄 알았다.
3시간이 경과한 지금 : 배는 별로 안 고픈데 단 게 먹고 싶다.
결론 : 위가 미쳤거나 사소한 스트레스로 정신이 나갔거나...;;
- 치과에 다녀왔다. 치료는 치료대로 다 하고 뽑는 건 뽑는대로 다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. 게다가 지켜보자던 어금니는 지난주 일요일, 과일(메론!)을 먹는 도중 갑자기 통증을 호소하며 존재감을 잠시 드러냈다. 지금은 가라앉았지만, 지금까지 나의 치과 전력으로 미루어 볼 때 이것을 그냥 두면 안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. 그리고 그놈의 어금니는, 2년인가 전에 백단위로 돈 들여서 금으로 싹 씌워놓은 부분이다. 그리고 그 어금니는, 한 개가 아니라 양쪽 두 개. 자 계산을 해 보자. 현재 충치 치료가 50 단위. 어금니 다시 하면 이것도 50 단위. 그리고 교정을 하면... 왜 사냐건 웃지요?
- 방을 보러 갔다. 그런데 갔더니 그 방이 어제 나갔단다. 어제 나한테 전화했잖아요. 이거 뭐에요. 어쨌든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다른 방을 보러 갔다. 근데 집에 아무도 없어서 못 들어갔다. 어쨌든 결론은 방 하나도 못 보고 왔다. 이제 이 동네는 포기. 두어 군데 더 진출해 보고, 안 되면 좀 귀찮은 데까지 찔러 보고선 그냥 여기서 살든가 해야 할 판이다. 여기 다 좋은데 너무 구석이라 싫다고. 엄마, 동작구가 저 꼴인데 대체 왜 자꾸 나보고 논현동 가라고 하는데. 집값 얘기 하면 무조건 강남 소리 나오는 거 몰라? 응?
- 그래서 오는 길에, 지하상가에 에뛰드가 보여서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별 생각 없이 3천원 짜리 매니큐어를 충동구매. 분홍빛이 무척 엷은데 펄이 빛나서 예쁘다 생각했는데, 나와서 보니까 분홍빛이 좀 존재감이 있...는데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계열... 그거 집어들고 두세 걸음 걷다가 아무 생각 없이 귀걸이를 봤는데 좀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있어서, 그걸 보고 이걸 사 말아 하면서 금색과 은색 놓고 고민하다가 '그럼 이건 은색을 사고 금색은 저 나비 디자인으로 하자'는 별 해괴한 결론 도출, 합계는 충동구매 9천 원. 치과에 1차로 30만원 내고 온 게 지난 주 토요일이다. 너 미쳤니? 지난 번에 5천원짜리 귀걸이 안 사고 참은 거 장하다 하고 있었더니 이런 식으로 뒤통수가...
- 이오공감은 또다시 남녀 전쟁에 접어들 태세. 문제의 그 글을 읽고 이야기를 하다가, 남자가 그러한 본능으로 인해 여기저기 최대한 씨를 뿌리기 위해 노력하고 여자가 그러한 본능으로 좋은 씨를 찾아 잘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거라면 수치가 안 맞는다는 결론이 나왔다. 남자들이 죄다 솔로만 동시에 집적거릴 수는 없는 거잖아. 일부 남자만 그런다면 그건 또 일반적인 이론이 될 수 없는 거고. 그런 이론의 바탕에는 여자가 꽤 수동적인(이라기 보다 바람을 피우지 않는?) 존재라는 전제가 깔린 게 아닌가 싶다. 그것이 옳다 아니다 여자비하다 아니다를 떠나 그냥 '그런 전제가 깔린 것 같다'라는 생각이다. (아 나도 드디어 학문적인 머리가 돌아가나봐) 그러나 분위기는 '아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~' 하고 지나가 줄 거 같지가 않다. 다 좋은데, 아 여성부 얘기 좀 그만 해...
- 그리고 자기 여자친구가 대판 한 여자 홈피에 가서 '너무 기분 상해하지 마세요^^' 같은 방명록을 봤는데 여자친구가 화 안 나나? 얘가 저 여자와 나의 관계가 너무 악화될까봐 가서 그랬다? 대화를 먼저 해 보라고? 저기서 스팀받았다는 건, 이런 소재로 대화 해 봐야 그놈 입에서 나올 말은 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지(아니 뻔하지 않아도 짜증이 난다고). 게다가 저런 것을 혼자 '쿨하게' '이해심 많게' 지나가 주려고 알아서 좋게 생각하고 넘어가 주면 그 뒤로 그들의 행태는 점입가경... 아아. 옛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. 나 아무래도 이거 못 푸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. 쏟아버려야 할 걸 쏟지 못해서 내버려 두었더니 바닥에 착 달라붙어서 끈적끈적 늘어진 꼴이다. 풀 만하면 묶이고 풀 만하면 묶이고. 원 참. M동의 연애 고민들을 보면 종종 '헤어지면 되는데요'라는 생각이 들지만, 쓰지는 않는다. 그 사람들도 몇 번 겪어보면 알 거야. 그 때 내가 제대로 쏘질 못해서 그 병신들은 지가 피해자인 줄 알고 있을 거다, 지금도. 이제부터 당신은 과거 전력에 대해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, 레드썬.
- 그래서 결론은, 나 오늘 완전 짜증난다. 맛있는 거 먹으러 가야겠다. 저녁 뭐 먹지. 7천원이건 1만원이건 다 먹어치워주겠어.
음악으로 기록한 하루. 햇빛, 공기, 시트...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런 것들이 완벽하게 재현된다. 예쁘게 채색한 셀화 한 장.